고대 로마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축제인 Pula film festival. 올해 60주년을 맞이하여 관객과 함께하는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검은 장막을 걷고 Wish box 안으로 들어가면 화면에 60개의 흔들리는 촛불이 켜있다. ‘소원을 빌면서 촛불을 불어주세요.’라는 가이드 메시지에 따라 촛불을 불면 그 순간 사진이 찍히면서 촛불이 꺼진다. 10,000명 이상 참여한 Wish box의 사진은 Pula film festival 페이스북에 업로드되었고, 편집되어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포스터에 활용되었다.

 
 

참여하기도, 이해하기도, 기억하기도 좋은. 

이 캠페인의 첫 번째 강점은 기존 포토키오스크와 같이 사진을 찍어 축하메시지를 쓰는 일반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고, 60주년을 기념하면서 촛불을 부는 특별한 행위를 통해 자연스럽게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한 것이다. 소원을 빌면서 촛불을 불어 끄는 행위는 특별한 순간을 축하하거나 기념하는 행위이므로 누구나 이 행위에 대한 의미를 알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이 행위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관객과 함께 페스티벌 60주년의 염원을 담고자 하는 프로모션의 메시지와 부합하여, 인터랙션에 참여한 사용자가 자신의 소원과 추억을 브랜드와 함께 기억하게 된다.

 
 

촛불을 ‘부는’ 행위를 이용한 인터랙션

두 번째 강점은 기존 키오스크에 physical 장치를 결합하여 사용자의 쉽고 간단한 참여가 매우 독특하고 강렬한 브랜드 체험으로 이어지도록 한 점이다. 만약 촛불을 끄는 인터랙션에 있어, 촛불을 부는 행위가 아닌 화면 터치를 통해 촛불을 끄도록 유도했다면, 60주년의 의미가 담긴 극적인 장면을 남길 수 있었을까? 이 캠페인에서는 촛불을 부는 순간을 찍기 위해 근접센서 또는 MIC와 같은 센싱(sensing) 장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터치 입력을 간단한 피지컬 센싱(소리, 무게, 거리 감지 등)으로 대체하면 페이지를 넘기는 일반적인 화면 플로우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키오스크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다른 사례로, 즉석사진 촬영으로 헤어제품 브랜드의 모델이 되는 브랜드 체험 캠페인이 있다.
헨켈(Henkel AG & Co. KGaA)의 GOT2B FOTOBUDKA(http://youtu.be/iMiUzb3kBb0) 인데, 촬영 순간에 숨겨진 팬fan이 동작하며 순간적인 바람을 일으킨다. 이 바람이 참여자의 머리를 흩날리게 하여 헤어브랜드 잡지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사진 자체에 컨셉을 담아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표현, 기존의 포토키오스크와는 차별화된다.

 
 

포토키오스크 결과물의 활용

마지막으로 주목할 점은 포토키오스크 결과물의 활용법이다. 퀄리티가 좋은 결과물은 다른 매체(포스터, TV CF)로 자주 활용되는데, 본 캠페인에서는 동일한 컨셉의 인물 사진을 Black & White로 표현, 통일성 있는 비주얼을 완성하면서도 60이라는 촛불 타이포와 극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포스터로 활용했다. Wish box에서 찍힌 사진을 야외 전광판에서 실시간 출력하여 오프라인에서 다수의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응용도 가능할 것 같다. 

키오스크를 통해 직관적으로 브랜드를 체험시키고자 한다면,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적합한 ‘행위’에 집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