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행은 반드시 어딘가로 떠나야만 하는 걸까? 여행의 목적지를 선택할 때는 이동 시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상의 여행을 떠난다면 대리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가상 여행을 통해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혹은 여행상품 구매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현실감 있는 체험을 위해서 몰입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고도의 촬영 기술, 고화질 비디오 렌더링, 다양한 여행 시나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게임성이 가미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나와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호텔인 메리어트 호텔에서 운영 중인 Travel Brilliantly 사이트에서는 호텔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할 수 있는 메뉴나 호텔과 협업할 수 있는 창구가 있고 실제 적용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 소개되어 있는 사례 중 이번 샤우트 306호에서는 VR(가상현실)과 관련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뉴욕 한복판에서 체험하는 런던 여행

체험 부스인 ‘Teleporter’에서 체험자들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한다. 4K 레드 카메라로 촬영하고, 화려한 호텔 내부를 재현하는 등 높은 퀄리티의 CG 처리된 콘텐츠를 보며 90초 동안 실제로 여행을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의 몰입감을 향상시키고 시공간을 뛰어넘는(Teleported) 컨셉을 극대화하기 위해, 바닥이 움직이고 바람이 부는 4D 효과가 적용된 체험 공간인 ‘Teleporter’를 제작했다. 이 가상현실 여행 프로젝트는 뉴욕을 시작으로 보스턴, 워싱턴, 애틀랜타, 달라스, 샌디에고,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7개 도시에서 진행되었다.

 
뉴욕 프로젝트 가상 허니문 여행 체험

유튜브의 메리어트 호텔 공식 채널에는 각 도시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같은 가상현실 콘텐츠라도 체험자에 따른 다른 컨셉과 체험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이다. 특히 뉴욕 시청 앞에서 결혼한 커플에게 가상 허니문을 보내주는 컨셉으로 진행한 사례는 매우 인상 깊었다. 메리어트 호텔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관광지(런던 빅벤과 하와이의 마우이섬)를 미리 체험하게 하고 그곳의 메리어트 호텔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노출하여 호텔을 미리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 체험 캠페인이 프로토타입이 아닌 제품화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얻는 여행 정보와는 또 다른 하나의 놀이로 즐겁게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호텔은 가상현실 콘텐츠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자연스럽게 호텔 서비스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도 여행의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역사의 향취, 기후와 사람들, 고유의 문화체험 등은 가상 환경으로 완벽하게 대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가상 환경은 결국 ‘경험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트렌드연구소 핫 트렌드 연구위원회에서 낸 ‘핫 트렌드 2015’의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25에 ‘Virtual Coaching(버추얼 코칭)’이 그 중 하나다. 가상 세계에 구축된 시스템의 코치가 현실의 삶을 더 영리하게 영위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행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현실에서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하지, 가상현실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은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가상현실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있어 사용자에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가상의 몰입 경험을 전달할 것인가를 언제나 숙지해야 할 것이다.